가정의 달 5월, 봄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지만 한라산의 봄은 조금 더디게 찾아옵니다. 해발 1,950m의 정상에는 아직도 눈이 남아있을 정도로, 한라산의 봄은 천천히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번 글에서는 한라산의 늦봄을 알리는 털진달래와 산철쭉의 아름다움, 그리고 등반 시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한라산의 늦봄, 언제 오는가?
제주의 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4월과 5월에도 한라산 정상부는 여전히 눈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선 시대에는 음력 5월까지 눈이 남아 있었다는 기록도 있을 정도죠. 이를 일컬어 '녹담만설(鹿潭晩雪)'이라 하여, 제주의 아름다운 10경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처럼 한라산의 봄은 천천히 오고, 또 오래 머뭅니다.
털진달래와 산철쭉, 한라산의 봄을 알리다
한라산에서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은 바로 털진달래입니다. 주로 해발 1,4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4월 중하순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하여, 5월이면 절정을 이룹니다. 특히 선작지왓과 진달래밭 대피소 부근은 그 군락지로 유명합니다.
이어 5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는 산철쭉이 만개하여 분홍빛 융단 같은 장관을 연출합니다. 만세동산, 윗세오름, 방아오름 등 다양한 지형과 어우러져 한라산의 봄을 대표하는 풍경이 됩니다.
구분 | 개화 시기 | 주요 위치 |
---|---|---|
털진달래 | 4월 중하순 ~ 5월 | 선작지왓, 진달래밭 대피소 |
산철쭉 | 5월 중순 ~ 6월 초 | 만세동산, 윗세오름, 방아오름 |
털진달래와 산철쭉, 어떻게 구분할까?
이 두 봄꽃은 외형이 비슷하여 구별이 쉽지 않지만, 몇 가지 특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 개화 시기: 털진달래가 먼저 피고 산철쭉이 그 뒤를 잇는다.
- 잎과 꽃: 털진달래는 꽃이 먼저, 산철쭉은 꽃과 잎이 함께 핀다.
- 촉감 차이: 털진달래는 꽃봉오리 밑이 끈적이다.
한라산 산악사고 통계와 주의사항
한라산의 봄꽃 시즌은 수많은 등산객이 몰리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산악사고 발생률도 높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한라산국립공원에 따르면, 매년 평균 700명 안팎의 응급환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722명이 응급 구조되었으며, 이 중 4명이 사망했습니다.
응급환자 중 가장 많은 원인은 탈진으로 111건, 다음으로는 골절, 저체온증, 조난 등이 보고되었습니다. 특히 성판악 코스의 진달래밭 대피소(해발 1,500m) 부근에서 많은 사고가 집중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탐방코스 | 응급환자 수 | 주요 사고 위치 |
---|---|---|
성판악 | 356명 | 진달래밭 대피소 부근 |
관음사 | 316명 | 탐방로 중상단부 |
안전한 한라산 등반을 위한 팁
봄철 꽃 구경을 위한 등반이라도, 고산 지대인 한라산은 기온 변화가 크고 지형이 험합니다. 안전한 등산을 위해 아래 사항을 꼭 숙지하세요.
- 충분한 체력 준비: 평소 운동이 부족했다면 쉬운 코스를 선택하세요.
- 복장: 방풍, 방수 기능 있는 복장과 여벌 옷을 챙기세요.
- 물과 간식: 생수와 비상식량은 필수입니다.
- 하산 시간 관리: 사고는 대부분 오후 2시~6시 사이에 집중되므로, 오전 등반 후 이른 하산이 안전합니다.
- 음주 후 등산 금지: 위험성을 높이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입니다.
5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가 산철쭉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로, 분홍빛 융단 같은 절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털진달래는 잎보다 꽃이 먼저 피고, 끈적이는 꽃받침이 특징이며, 산철쭉은 잎과 꽃이 함께 피어납니다.
어리목 코스나 영실 코스는 경사가 완만하고 풍경이 아름다워 초보자에게 적합합니다.
방수 자켓, 보온 의류, 손전등, 간식, 생수 등 비상 물품을 꼭 준비해 주세요.
한라산 국립공원 관리소에 비치된 비상전화나 119로 즉시 연락하면 구조 요청이 가능합니다.
한라산의 늦봄은 진정한 자연의 속도와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시기입니다. 분홍빛 털진달래와 산철쭉이 빚어내는 풍경은 직접 눈으로 볼 때 그 감동이 배가 됩니다. 다만 산악 안전사고가 빈번한 만큼 무리하지 않는 등반 계획과 충분한 준비는 필수입니다. 한라산의 봄꽃과 함께 안전하고 따뜻한 추억을 만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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